보드게임 대부분의 내용은 상대 플레이어 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특정 점수에 먼저 도달하는 레이싱 이나 최대한 점수를 쥐어짜는 형태가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해도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풍성하게 점수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더 효율적으로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을 포인트샐러드 게임이라고 합니다.
포인트샐러드 형식은 각종 야채들을 집게로 집어서 담듯이 원하는 방식으로 점수를 집어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형식은 폭넓게 보드게임에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이런 포인트샐러드 방식을 아주 잘 활용하는 작가가 있습니다. 바로 스테판 펠트(Stefan feld)입니다. 그리고 펠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버건디의 성(The Castle of Burgundy)입니다.
버건디의 성
게임인원 : 2~4인
게임시간 : 30~90분
게임연령 : 14세 이상
난이도 : 2.99(긱 웨이트 기준)
장르 : 타일놓기, 주사위
주사위 바탕의 전략게임
많은 유로 게임이 그러하듯 버건디의 성은 테마가 큰 존재감이 없습니다. 많은 펠트의 게임이 그러한 것 같네요. 버건디의 성 테마는 부르고뉴 지방의 영주가 되어 자신의 영지를 멋지게 개발한다는 것인데, 실상은 타일을 가져와서 채워넣는 게임인 거죠. 그래서 펀딩을 통해 새롭게 출시한 SE판이 더 각광받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성물이 화려해지니 존재감 빈약하던 테마 느낌이 좀 더 살아나기 때문이죠.
어쨌든 테마와 상관없이 게임 자체는 상당한 전략게임입니다. 어떤 타일을 가져오더라도 점수를 획득할 수 있지만 제한 된 턴, 즉 5개의 라운드와 라운드마다 5번의 턴. 총 25번의 기회에 최대 효율로 점수를 뽑아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드 판에 놓인 타일을 잘 확인해서 어떤 것을 획득해 나갈지 전략을 잘 세워야겠죠. 따라서 숙련자와 초심자의 실력차가 분명하게 나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비교적 높은 2.99의 웨이트에도 불구하고 초심자가 접근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주사위입니다. 어쨌든 완벽한 전략이 있더라도 주사위 운이 따라줘야 하기 때문에 실력차가 아주 크지 않다면 비등한 게임을 가져갈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이마저도 주사위를 보정해주는 일꾼의 존재 때문에 운의 요소가 아주 크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개성있는 타일 효과
버건디의 성에는 기본적으로 성, 연구, 마을, 항해, 은광, 가축 타일이 존재합니다. 종류에 따라 각각의 컬러를 가지고 있고 그 컬러를 채워나가면서 고득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타일마다 점수 얻는 방식이 아주 다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을은 각 건물마다 다채로운 보너스가 존재하고, 가축 타일은 같은 종류의 동물 타일일 경우 누적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항해 타일을 통해 턴 순서 싸움을 할 수 있고, 은링을 모아서 자신에게 필요한 타일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장치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전략성 높은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상당한 호불호
주사위를 활용해 타일을 가져와서 놓는다는 아주 간단한 방식. 하지만 각 타일의 효과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익숙해지기까지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테마성도 약하기 때문에 지극히 건조한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조한 게임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굉장히 이 게임을 싫어하기도 합니다.
반면 자신이 원하는 타일을 놓고 목표를 달성해서 큰 점수를 획득할 때의 성취감을 좋아한다면 이 게임은 아주 잘 맞는 게임이 될 것입니다.
한수 한수의 효율에 따라서 경쟁에서 승리해 나가는 게임. 그리고 감초역할을 하는 주사위 2개. 버건디의 성만의 매력입니다.